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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려보기의 추억...

달빛7 2019. 10. 2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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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를 하다가 문득.....

늘 있던 액자 하나가 눈에 새로이 들어온다.

내 좋은 친구 요래가 그려준 내 모습의 그림이다.




그리고... 그림 그리기의 추억속으로 들어가 본다.....





5살때 그림을 그려서 처음으로 칭찬을 들었다.

할아버지가 종이를 주시면.... 그 종이에

예쁜 드레스를 입은 공주 그림을 그리곤 했었고....

울 할머니는 내가 그린 그림들을 모아두셨다가

사람들에게 자랑을 하시곤 했었다.


자랑 할만 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냥....

어린시절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아.....

나는 그림을 잘 그리는구나... 싶었다.




그리고 국민학교 입학을 하고 그림 대회에 많이 나갔었고...

상도 많이 받았었다.


특히 국민학교 4학년때는 학교 대표로 뽑혀서 여름 방학 동안

학교에서 미술 학원을 보내어 그림 연습을 시키셨고...

국제 어린이 미술 대회에 참가 했었다.

그리고 상을 받았었다.


국민학교 6학년 봄에는 연초록으로 봄이 오는 배산 풍경을 그려서

큰 상을 받았었다.


그림을 그리고 상 받는 일은 당연하게 느껴졌었다.


중학교때도 교내 그림 대회 상을 받았고....

생물 선생님의 부탁으로

복도에 걸릴 해양 생물들 도감을 그리기 위해 그림 잘 그리는 아이들 

몇몇이 더 뽑혀서 몇일 동안 수업이 끝나고 함께 그림을 그렸었다.

멋지게 해양생물 도감을 완성하고 계단과 계단 사이 벽에 크게

걸려서 뿌듯 했었다.

그리고 가사선생님 부탁으로 한복 입고 절 하는 모습을 그려서

가사실습실 벽에도 내 그림이 붙어 있었다.

브룩 쉴즈등 연예인들 얼굴을 연필로 그려보기도 했었다.


고등학교때는 그림을 그린 기억이 나질 않는다.

늘..... 공부 공부 공부만을 외친 선생님들만 기억나고.... 그림을 그린 적이 없다.


대학교 가서 1학년 아픈 첫사랑을 잊으려 효원 미술학원에 등록해서

그림을 그렸다.


공...정물화... 아그리파.... 수채화......

아픔과 재미가 뒤섞이다가..... 미술학과 친구들도 생기고 재미있었다.


미국에서 패션스쿨을 다니던시절....

뉴욕현대미술관 MOMA 에서 고흐, 마네, 모네등 

인상파들의 그림을 자주 감상하다가

그림을 그려보고 싶어서

캔버스와 유화 물감을 사서

유화를 한번 그려 본 적이 있다.

초록색에서 노란색으로 변해가는 보리밭을 그렸는데...

미국에 놔두고 왔다.


그리고는 그림을 그려 본 적이 없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그 사물 또는 풍경과의 깊은 대화 시간이었다.




반 고흐의 의자 그림을 보면....

그 사소한 의자 하나를

 얼마나 오랫동안 애정어린 눈으로 자세히 보면서

그림을 그렸을까? 싶다.

그 광기 어린 애정으로 그린 그림이 지금은 천문학적 액수의 가치가 된 건 아닌지...



어린 시절에는 사물을 하나 하나 유심히 관찰을 했었던 거 같다.

사물에 대한 애정을 그림으로 표현을 했고....

다양한 색들을 사용 해서 그 사물의 빛과 아름다움을 표현 하려 했었던 것 같다.





설악산의 아름다운 단풍을 보면서

문득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스쳐 갔었다.



그리고는 지나가고 말았는데....

오늘 이 액자가 내 눈을 붙잡는다.


그래서 그림을 사진 찍어보았다.

그리고 그 그림을 그리기 위해 보았을 원본 사진도 찾아봤다.




두 그림과 사진을 비교해보니.....

아..........

감동이 밀려 온다.



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요래는 사진 속의 내 모습을 얼마나 오래 그리고 많이 봤을까?



그림 선물을 받았을 때는

그냥 그림을 그리는구나....

그림 소재로 내 모습을 그렸구나 하고

큰 감동을 받지는 않았었다.

고맙게 생각을 하고 나도 예쁘게 손공자수 수를 놓아서

요래의 결혼 선물을 하고 지나 갔었다.



오늘.....

다시 보는 그림과 원본 사진을 같이 보면서....

나도 요래가 봤을 시선을 따라서 마음으로 그림을 그려본다.

얼마나 수 없이 원본사진을 봤을까???

세심한 부분 부분까지.... 나뭇잎 모양... 풀 한포기까지....

그림에 쏟은 애정이 왈칵 느껴지면서...


감동이 물 밀려 오듯 다가온다.




오늘....

내 모습이 담긴 사진을 나보다 훨씬 더 많이 보고 또 보았을 요래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해본다.



그리고......

그림을 그리면서 행복해 하던 시절로 살짝 돌아가본다.

어떤 모습을 그려볼까? 하는 마음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니....



요즘은 어딜 봐도 예쁘다.

하늘을 봐도...

파란 하늘과 흰구름이 예쁘고.....

오늘 아침 운동을 좀 늦게 나가서 만났던 무지개도 예쁘고...

산책 가는 길에 만나는 장산도 예쁘고....

온천천에 공사 중인 크고 빨간 크레인도 예쁘고....

뒤돌아 오는 길에 만나는 금정산도 예쁘고.....

온통 예쁜 그림 같은 가을 풍경들이다.




하루 하루 변해가는 아름다움을 매일 매일 마음으로 그려본다.









울 요래가 그려준 내 모습.






울 요래가 그린 그림의 원본 사진.









국민학교때 해운대 솔밭에서 그림 그리기 대회 나갔을때

이 자리 앉아서 이 구도로 그림 그려서 상을 받았었다.

애정 어린 눈으로 조선비치호텔을 열심히 그렸더니.....

나중에  호텔리어로 일하게 된 씨앗이 된것은 아닌지...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