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보기

맞춤법과 띄어쓰기 그리고 변정수 선생님.

달빛7 2019. 10. 22.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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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좋은 친구

다빈치 출판사 대표님이신 박성식대표님이

새벽부터

맞춤법이란 무엇인가 <한판 붙자, 맞춤법!>

이란 긴 톡을 주신다.


글 아래 보내주신 글을 붙여놨다.







요즘에 나는 매일 일기를 쓰고...

또 적어보기를 하고 있다.

대표님은 전혀 내가 글을 적는지...그림을 그리는지 모르시는 분인데...

이런 글을 보내주셔서 좀 놀랐다.


나도 조금씩 조금씩 글을 적으면서

맞춤법 고민을 자주 하고

다시 글을 보면서 틀린 맞춤법을 수정하곤 한다.


내 사정을 훤히 보고 계신가???


어쨌든... 보내 주신 글을 단숨에 다 흡수를 했다.


넘 좋은글이고... 요즘 글을 적으면서

맞춤법에 대한 고민이 떠오르곤 했었는데...

보내주신 글을 보니

변선생님은 올곧게 계율을 지키고 계시는 스님같고...

이렇게 곧게 지켜주시는 분이 계셔야지

글 세상의 이정표가 되어 주시고...

또 이런 글 세상의 이정표가 있다는 믿음이 생겨서 든든해진다.

참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대표님은 변정수 선생님의 맞춤법이란 무엇인가?

책의 보도자료를 작성 중이시다가

그냥 가볍게 톡을 보내셨는데...


문득.... 내 톡을 보내....

맞춤법은 그냥 기냥 인데...

띄어쓰기가 정말 엉망이었다.


빨리 소통한다는 톡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가도...

결국은 나의 마음의 속도감이다.



그리고 대표님의 톡을 다시 읽어보니...

정말 정확한 맞춤법과 띄어쓰기로 늘 

 톡을 보내 주셨던 것이다....뜨아....@@



대표님이 두가지 질문을 주신다.

맞춤법.

알고도 틀리는 것과 모르고 막가는 것과

어느 게 더 안좋을까요?


근데 요즘은 얼굴에 단풍은 계속 되나요?



첫번째 질문은 둘다 좋아요.^^

두번째 질문에는 울 최원장님 덕분에 많이 좋아졌어요.^^

설악 단풍 앞에서는 명함도 못내밀었다는....

답을 보냈고....





 조만간 부산에서 오뎅 만남을 약속하셨다.





글이란.... 한 사람이 자기의 우주를 표현하는 방법이다.

내용물이 있고.... 표현하는 방법인 형식이 있을 것이다.

그 본질과 형식은 둘이 아닌 듯 하다.

不二


내용물이 아무리 중요하고 소중한 내용이라고 해도..... 형식 역시 중요하다.

왜냐하면 본질을 알리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상대방이 알기 쉽게 친절히

그 사람 입장이 되어

알려줘야 되기 때문이다.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우리들의 단순한 하나의 약속이고... 하나의 방편이다.



둘 중 하나에 넘 치중하고..

넘 내용물만...아니면 형식에 얽매이는 것은 피해야겠지만...


약속을 잘 지켜주고.... 방편을 잘 이용하는 것이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법이 아닐까 싶다.




오늘 부터...

좀 더

친절히...


내용 뿐 아니라....

약속을 잘 지켜서...

글을 적어 보아야겠다.






대표님께 다음에 부산 오시면 내가 장소는 제공하겠으니

침낭을 가져오시라고 말씀을 드렸다.


그랬더니....

" 침낭에서 생활하는 것을 어찌 아셨나요? "

하시면서 소오름이라 하신다.


그래서

"자연이 이시쟈나요.^^"   톡을 보내는데... 맞춤법을 틀리게 보냈다.

원래는 " 자연인 이시쟈나요.^^"


그랬더니....


내가 원래 의도 했던 말보다.... 더 대표님께 가까운 단어가 된 듯 하다.

대표님은 자연인 보다...자연.....





ㅎㅎㅎㅎㅎㅎ


가끔은 틀리는 맞춤법이 더 아름답게 상대를 표현 할 수도 있구나.













맞춤법이란 무엇인가

<한판 붙자, 맞춤법!>를 읽고

 

돌이켜 보면 일생에 한 일이 글 읽고, 쓰고, 고치고 한 것이 거의 전부다. 그러면서도 아직도 틀린 게 아닌가 하고 사전을 찾거나 띄어쓰기 법을 찾는다. 맞춤법을 꽤 잘 안다고 생각하고, 남이 쓴 글 고쳐주는 사람이 이 모양이니, 보통 글과 관련이 없는 사람들의 맞춤법 공포감은 짐작할 수 있을 터이다. 예전에 <국어 문법>이라는 베개급의 책을 만들 때 얘긴데 내 자신이 교정이 서툴 때기도 했지만 국어학자의 책인지라 수하의 국어학 전공의 대학원생을 총동원 해서 여러 번 교정을 볼 테니 걱정하지 말라 했다. 국어학 전공자면 맞춤법 틀릴 일은 없을 것 같아 책 체제만 신경 쓰고 만들었지만, 막상 책이 나오자 틀린 것들이 우수수 쏟아져 나왔다. 다행히 금세 2쇄를 찍어 만회할 수 있었지만, <국어 문법> 책에 맞춤법 오류라니 모골이 서늘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국어학 전공자라도 맞춤법 앞에서 별로 힘쓰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너도나도 틀리니 틀리는 것에 크게 개의하진 않지만, 틀려서는 망신을 당할 글을 쓰고 있다면 어찌할 줄을 모르는 것이다. 맞춤법이 어렵다는 생각은 대개 맞춤법 무시로 나타난다. 이래도 틀리고 저래도 틀리니 아예 신경을 쓰지 말자는 것이다. 이것이 개인의 글이면 아무런 상관도 없지만, 공공의 것이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그렇지만 너도나도 맞춤법에 자신 없어 하기에 공공연하게 무시한다. 공공의 설명글이나 공문서가 맞춤법을 이탈하는 것은 흔히 보아 왔다. 특히 띄어쓰기는 엉망진창이 되고 있다. 그것이 이제 신문기사도 믿을 수 없는 것이 되었다. 그러니 지키는 사람도 이런 맞춤법이란 것이 과연 무슨 효용이 있나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맞춤법은 있되 어려워서 아예 무시한다는 뜻이다.

 

이 정도가 되었으면 맞춤법이란 게 무엇인지, 왜 필요하며 사람들이 쉽게 지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원론부터 다 검토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사실 한글로 글을 쓰기 시작할 때부터 맞춤법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띄어쓰기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런 것이 없어도 쓰고 통용된 것이 글이다. 우리만 그런 것도 아니다. 서구의 언어도 맞춤법이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 일정한 범주는 있었지만 제각기 제가 옳다는 철자법으로 단어를 적고도 글이 통용되었다. 고유명사의 철자법은 쓰는 사람 마음대로인 경우가 더 많았다. 이렇게 글을 쓰는 방식이 서로 다르면 서로가 불편하고 오해의 여지도 생겼다. 이런 불편을 줄이기 위해 사전 편찬자들이 철자법을 통일해가면서 요즘 같이 철자법이 완성된 셈이다. 물론 우리의 경우는 서구의 것과는 좀 다르기는 하다. 세종대왕 때 한글을 만들었으나 주류는 되지 못하고 두 번째 글로 명맥을 이어 가야 했다. 그러니 사전이니 하는 구체적인 맞춤법이 만들어진 것은 일제강점기에서였다. 이것을 기반으로 신생국의 어문 정책은 대체로 관료들이 국어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시행하는 것이었고, 그런 관 주도가 비판을 받으며 ‘국어연구원’이 설립되어 어문 정책을 주관해 오고 있다. 그리고 거기서 <표준 국어 대사전>이 나오고 기존의 국어 사전들은 거의 궤멸하다시피 해 사전 편찬부가 다 없어지고, 맞춤법과 표준어와 같은 어문 정책은 오히려 표류하는 듯하고, 오히려 이를 지키는 사람이 이상한 거 같은 세상이 되고 말았다. 이 즈음에서는 무언가 문제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불쑥 솟아오른다.

 

그래서 <한판 붙자, 맞춤법!>이란 책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이 책과 한 판 붙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을 쓴 변정수 선생은 오랜 동안 편집자 교육의 애를 쓴 것도 알고 있고, 또 예전에 출판사를 할 때 가르친 학생을 편집자로 보내줘 신세를 진 일도 있다. 그래서 국어에 밝으면서도 출판 실무에 능하는 건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한 판 붙겠다는 건 이 책을 보고 맞춤법을 새삼 배우겠다는 건 아니었다. 이제 새삼 그걸 배울 필요가 뭐가 있단 말인가? 혹여 이 책에서 국어학자와 국어연구원 편에서 초등학교 수준의 받아쓰기조차 못하고 난맥상을 보이는 대중을 폄훼하거나, 맞춤법의 당위성을 일방적으로 편을 들고 있다면 반박을 할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읽겠다는 뜻이었다. 특히 국어학을 전공한 사람으로 문법 우위의 우월성을 드러낸다면 그저 으르렁거리는 걸로는 그치지 않겠다는 마음도 먹었다. 그것은 이 책을 출판 실무자들에게 맞춤법을 가르치는 책이 아닌가 여겨서다. 그러는 한편으론 천하의 반골 변정수 선생이 맞춤법을 일방적으로 변호하지는 않을 거라는 기대도 있었다.

 

어쨌든 책을 읽기 시작한 날이 무척 피곤한 날이어서 어떤 책이라도 읽기 쉽지 않았을 터이다. 그래서 문제제기에서 총론과 총칙을 풀이하는 데까지밖에 진도를 나가지 못했지만, 결코 맞춤법과 표준어를 제정하게 된 배경과 당위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제정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비판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음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맞춤법을 일방적으로 가르치려 시도하는 강의가 아닌 것은 분명했다. 오히려 어떤 원리를 조목조목 짚어주며, 그렇게 정한 것에는 이유가 있음을 객관적으로 드러내서 수긍을 하게 만드는 서술은 훌륭했다. 변 선생과 만나 이야기하면 늘 자신의 관점을 설명하는데 무엇이 부족할까 주저리주저리 부연하여 설명하는 게 많은데, 책에서는 전혀 그러지 않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이튿날 몸이 피곤한 상태에서 벗어나 책에 몰입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쓸데없는 공격 본능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편안함은 마음의 부담감을 훨씬 덜어주었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데 안도감을 느끼며 가장 흥미가 당기는 ‘띄어쓰기’ 편을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책에서 말한 띄어쓰기 논지에 대해 동의한다. 그렇지만 나로서는 좀 미흡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원래는 없던 띄어쓰기가 한글을 읽고 쓰는 사람이 해독을 쉽게 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만들었다지만 이것이 맞춤법에서 유난히 족쇄가 되고 있는 원인이기도 하다. 조사가 발달한 언어의 글에서 띄어쓰기 원칙 정하기가 쉽지 않음은 이해한다. 그렇지만 일반인이 자유롭게 쓰면서도 띄어쓰기 틀렸다고 지적받지 않으려면 품사를 기준으로 띄어쓰기를 하는 것은 개선해야 한다. 품사란 것이 국어학자들도 의견이 다른 것이 있을 수밖에 없으며, 일반인들이, 아니 글쟁이라 할지라도 품사를 생각하며 글을 쓰지는 않는다. 사전을 찾아보면 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어느 누가 국어사전 찾으며 맞춤법 맞춰 글을 쓰려 하겠는가. 요컨대 문법이 말이나 글보다 먼저 생긴 것이 아님은 국어학자들도 명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 뒤에도 그래도 외래어 표기법을 지켜야 하는 문제, 두음법칙의 문제, 사이시옷의 문제들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 것들이다. 그런데 이런 것들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띄어쓰기처럼 해결책은 절대 쉽지 않은 것이다. 지금 와서 맞춤법 원칙을 새로이 정하고 새 맞춤법을 반포해 지키자고 한다면, 그 이전의 것들은 또 어떻게 하며, 그렇지 않아도 맞춤법 어렵다는 대다수의 한글 사용자는 또 어떠할 것인가. 문제는 변정수 선생이 지적한 대로 모든 것은 통일하는 게 좋다는 관료의 손길에서 나온 것이, 다시 민간으로 이관한다고 국어학자의 손에 어문 정책을 다루도록 했지만 근본적인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제 변 선생의 말대로 근본적인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국립국어원이 모범답안을 정하는 위치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다. 그렇게 <표준 국어 대사전>을 만들지 말고, 표준을 민간의 국어사전에 맡기고 국어연구원은 지원만 하면 된다. 사람의 문화에서 표준은 하나가 아니라 여럿인 것이 더 좋다. 말에는 표준어만 있는 것보다 사투리도 중요하고 의미도 있다. 모든 것이 하나여야 된다는 생각은 군사정권 시대의 독재적인 발상의 하나다. 국어연구원은 <표준 국어 대사전> 때문에 사멸된 일반 출판사의 국어사전 편찬부를 지원하고, 그 가운데 더 실효성이 있는 것에 지원을 늘리면 된다. 중구난방이 된다고 우려할지는 몰라도 결국 표준은 둘이나 셋 정도가 정착될 것이며, 사람들마다 제가 원하는 표준을 쓰면 된다. 그러면 복잡한 띄어쓰기도 제 자리를 찾을 공산이 크다.

 

늘 느끼는 일이지만 변정수 선생은 재능도 있고 능력도 있다. 스스로 ‘귀차니스트’라 하지만 열심히 강의 하려 하는 걸 보면 모든 일에 그런 건 아니다. 특히 이번 책으로 보건대 국어의 글과 관련해서는 열의도 높고 생각도 깊다. 그래서 이 책은 글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은 꼭 읽어야 할 필독서임은 틀림없다. 이제 책 한 권 냈으니 놀려고 할 게 아니고, 이 안의 여러 문제점에 대한 심화된 방안을 그리는 책을 써야 한다. 뭐 그런 책을 누가 내줄 것이냐 할지 몰라도 글은 써놓으면 다 용도가 생기게 마련이다. 페북에서 쓸데없는 정치 평론이나 드라마 평론 떠들지 말고 이 일에 매진하기 바란다. 이제 변 선생이 글을 제대로 쓸 날도 많이 남지 않았다. 선배로 이야기하는데 몸은 오늘 다르고 내일 또 다르다.











보도자료 쓰시기 위해

담배피시면서 고민중이신 대표님.


몸에 좋지도 않는 담배가.....

이 한장의 사진에서.......

여유가 왈칵 느껴진다.

아이러니 하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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