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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부암 자비행 보살님과 실험실의 청개구리.....

달빛7 2019. 10. 1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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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천 은해사 투어는

정말 여운이 오래오래 남고..... 자꾸 떠오르는 대화가 있다.


은해사의 보석같은

운부암에서

서오스님과 함께 만났던 보살님이 계신다.

자비행보살님....


처음 뵙는데... 우리 큰고모를 닮은 듯 하기도 하고...

예전 부터 알던 분 처럼 너무나 친근하였다.


그리고 말씀을 들으니

그야말로 보살님이셨다.


기기암에 머무시는 한 아픈 불자가 계신데...

취미로 낚시를 하신다는 이야기에

제발... 그러지 마시라고....애원하며 말씀을 드렸다고 하셨다.

그리고 보살님이 시장을 가셔서 한번은 미꾸라지를 보시고는

너무나 불쌍해서 구입해서 절 안 연못에 방생을 하셨는데....

미꾸라지들이 비닐봉투에 담겨 차를 타고 오는 동안

거의 저 세상으로 간 듯 해 보였고...

방생을 했지만.... 제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듯 해보여서

그냥 놔둘껄 하고 후회를 하셨고.... 마음이 너무 아팠었다고 하셨다.

 


아침 운동을 하는데 갑자기.... 그 보살님의 생명사랑 이야기가 떠오르면서

음.... 나는 살생을 해본 적은 없다고 자신에 차서 생각을 하던 찰라....


기억하나가 톡 떠올랐다. 


했다.... 살생......ㅠㅠㅠㅠ


중학교 1학년때 개구리 해부 실험시간에....

내가 하필 우리조 조장이 되어...

마취시킨 개구리 배를 갈라야 하는데....

덜덜덜덜 떨면서 집게와 가위로 개구리 배를 갈랐다.

그리고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가 않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살생중죄금일참회

ㅠㅠ


잊고 있었던 기억인데.....

역시 절은 참 좋고도 무서운 장소이다.

과거 죄가 떠오르게 하는 자비행 보살님을 만날 줄이야...


모든 나타나는 일에는 인연이 있고...

 인연이란 원인과 결과가 있다는 것이고.....


그 개구리는 실험실에서 죽었으나.... 다시 환생을 했을것이고

나를 얼마나 원망했을까.....






대학교 1학년때 울 학교는 도서관이 두군데 있었다.

구 도서관 그리고 중앙 도서관.

두 도서관 모두 아주아주 오래된 건물이지만...

특히 구 도서관은 무지하게 낡아서 창문짝이 앞으로 밀어서 여는 그런 구조에

창틀은 금속으로 녹이 엄청 쓸어있었다.


어느 날... 따뜻한 봄날이었다.

구 도서관 앞을 그냥 지나가는데 친구가 뒤에서 나를 불렀다.

"응?" 하고 돌아선 찰라

정말 순식간에 튀어나온 창문의 녹슨 금속 창틀 모서리에 왼팔을 심하게

긁힌 적이 있다.

마치 칼자국처럼  깊이 5센티 정도 움푹 파여서 피가 몽글몽글 났다.

긴팔 옷을 입었지만 옷도 찢어져 있었다.


그때 아주 기분이 이상했었다.

팔이 아픈 것도 아픈 것이었지만....

불과 1초 전에 멀쩡하던 내 왼팔에 갑자기 칼자국 같은 자국이 생겨버린게

현실감이 안들고 꿈같이 느껴졌었다.

그리고 상처가 너무 커서 서면 한 성형외과에서 상처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상처가 조금 줄어들었을 뿐 아직도 그대로 있다.



승무원 면접시험을 볼때 반팔을 입고 면접을 볼때도

내 팔의 상처가 가장 신경이 쓰였던 부분이었다.



팔 상처의 사이즈가 딱 개구리의 배 사이즈 쯤 된다.

내 이 상처가 개구리의 복수이길....바래본다.  





생명은 풀 하나 벌레 하나도 참 소중하다.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물고기도 잡아먹고 소고기도 먹고 돼지고기도 먹지만...

한번씩.... 미안함과 고마움을 떠올리면서 먹어야겠다.



그간 무심히 살아왔는데.... 자비행 보살님의 말씀으로

다시금 작은 생명이라고 넘 무시하고 살지 않았나....

둘러보게 된다.



우리나라 아니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자비행 보살님 같다면....

이 세상이 바로 천국일까???




다들 다른 경험과 다른 모습을 하고 다른 방식으로 각자 살아가지만....

생명을 아끼는 마음만은 정말 자비행 보살님과 같은 마음이었으면 좋겠다.






개구리야.....  실험을 위해 희생해 줘서 고맙고....

좋은 곳에서 다시 새생명으로

태어나서 행복하게 살길 빌어주께....



살생중죄금일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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