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스님과 대진스님은 같은 분이시다.
내가 스님을 만났을때는 무심스님이셨고.....
그 이후 어떤 사정인지는 모르나 무심스님에서 대진스님으로 법명이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몇 년전에 돌아가셨다.
오늘은 우리 무심스님.... 대진스님 기억을 떠올려본다.
현각스님의 권유로 한달 간 안거 하러 무상사를 찾았다.
무상사의 주지스님이신
대진스님을 처음 만나게 되었다.
파란 맑은 눈이 넘 신비로웠다.
소문에 의하면 스님이 화가 나면 눈이 회색빛을 띈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스님의 회색빛 눈을 본 적은 없다.
대진스님은 맑은 눈 뿐만 아니라 아기 같은 웃음을 보여 주시곤 했다.
예전에 숭산스님이 많이 편찮으셔서 병원생활을 하실 때
대진스님이 시봉 역활을 하시면서 숭산스님 병간호를
지극정성으로 하셨다.
그때 의사, 간호사들이 너무 의아해 하면서
숭산스님께 저 외국인은 누구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숭산스님은 " 내 아들 입니다." 대답을 하셨고....
의료진들은 더 의아해 했었다고 하셨다.
화계사에서 현각스님과 함께 했던 참선 수행에 이어
무상사에서 대진스님과 두번째로 참선 수행을 하게 되었다.
참선 수행을 시작 하면 먼저 화두를 받게 된다.
화두라는 것은 말의 앞 , 말의 이전이라는 뜻인데....
생각이 끊어진 자리를 말한다.
나는 누구인가?
하고 물으면 그 물음이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처음에 참선을 접하면 도저히 무슨 말인지 그리고 너무나 어렵게 다가온다.
생각을 끊으라니 어떻게 생각을 끊을 수 있다는 말인가???
하지만....
정말 딱 마음을 온전히 내려두고..... 그냥 차분히 앉아 있다가 보면......
조용한 침묵을 만나게 되고....
차분해지고.....
내 몸도 울던 아이가 점점 울음을 그쳐 가듯 진정이 되고...
편안해진다.
그냥.....
바람도 지나가고.....
강아지 소리도 지나가고.....
그냥 그렇게...... 있는 그대로.....
낮과 밤, 깨어 있을때나 자면서 꿈을 꿀때도 그 상태가 지속이 된다면...
부처가 되는 것이다.
"당신 생각을 내려놓고... 내 생각을 내려 놓으면 우리는 하나의 세상입니다..
아무것도 당신을 지배하게 하지 마세요."
스님이 해주신 말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씀이다.
온 세상은 한송이 꽃 이라는 공안집이 있다.
숭산 스님이 쓰시고 영어번역은 대진스님이 하신 책이다.
참선 수행을 하는 동안에
이 책의 여러 공안들 중에서 하나의 공안을 받게 된다.
공안이란 어떤 질문을 던져주시는 것인데...
도저히 머리로는 풀수 없는 문제이다.
그런데..... 넘 신기하게 참선을 하다가 보면
문득....
답이 떠오른다. 마치 어떤 영감처럼.....
마치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에서 유레카를 외치는 것 같은 느낌.
신기하게 톡 떠오르는 답이 있고....
스님께 가서 답을 이야기 하면 확인을 해주신다.
첫번째 공안을 받았고....
답을 확인 받았을때 넘 신기했고.... 행복했었다.
그 이후 몇번의 안거를 했고....
어느 겨울 안거가 끝나고 무심스님이 나에게 물어보셨다.
" 사회에서 어떤 일을 하세요?"
그때 나는 한참 율당 할아버지로 부터 수를 배우고 수를 놓아가면서
전시를 하던 때였다.
그렇게 말씀드리니
"우리 무상사 종무소에서 수행 하면서 일 해보시지 않겠어요?"
내가 그래도 영어가 좀 되고 한국말이 되고
취직한 것 같지도 않고 하니 제안을 하신듯 하다.
그래서 몇달 간 무상사 종무소에서 외국에서 오는 수행자들 안내등
무상사에서 월급도 받으면서 지냈다.
돈도 받고 재워주시고 먹여주시고....
수행도 하고 넘넘 좋았다.
어느 날... 무심스님이
숭산스님이 쓰신 책을 주시면서 영어로 번역을 해달라고 하셨다.
그 책은 숭산스님의 일대기와 수행과정등을 적으신 책인데....
넘 재미있었다.
미국인인 묘미행자님 도움을 받아가면서 하루에 조금씩 번역을 해갔다.
하지만.... 책을 끝까지 번역 하지 못했었다.
아쉬움이 아주 많이 남는다.
내가 그때 번역을 마쳤으면....... 그 좋은 책을 한국 참선을 그리고 숭산스님을
외국인들에게 더 많이 소개 할수 있었을것인데......
아마.... 나보다 훨씬 더 나은 사람이 번역을 마치고 책이 출간 되었으리라 생각해본다.
무상사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일하며 수행하던 중에...
무상사에 크게 도움 주시던 현공거사님이 성수 큰스님을 만나게 해주셨다.
한번도 뵙지 못했었던 우리 숭산스님 그리고 외국인 스님들과 생활을 하다가
한국 스님과 함께 하고 싶었고....
성수 큰스님과 해동선원에서 여름안거를 같이 지내보려고
무상사를 떠나게 되었다.
무상사를 떠나는 날....
한국스님이신 혜통스님은 만공스님의 법훈 그리고 관세음보살 사진을 주시고....
서오스님은 걸망에 동삼과 승복을 넣어주시고.... 예쁜 빨간 봉투에 차비까지 넣어 주셨다.
난 암껏도 안드리고 왔다. ㅠㅠ
무심스님께 잘 지내시라고 인사를 드리자.
아주 뜻밖에.....
나를 폭 안아 주셨다.
마치..... 정말 따뜻한 아버지 같은 느낌이었다.
힘껏 한참을 안아 주시고는 안녕히 가세요...라고 하셨다.
그때가 대진스님과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2015년도에 대진스님이 돌아가셨다.
그런데.....
대진스님으로 부터 받은 마지막 공안이 있다.
"번뇌의 숲을 지나면 자성을 만날수 있습니다.
자성을 만났다면 이미 생사가 없습니다.
그러다면 다음생에 당신은 무엇으로 태어나겠습니까?"
이 공안의 답이 떠올랐다.
공안을 주신 울 대진스님은 지금도 내 곁에 계신다.
온 세상은 한송이 꽃 처럼....
Zen Master Dae Jin was the abbot and guiding teacher of Kye Ryong San International Zen Center/Mu Sang Sa. He was also the Guiding Teacher of the St. Petersburg Zen Center in Russia, of the KUSZ Zen Groups in Australia and was co-Guiding Teacher of Mu Sang Sa in Korea. He first came to Korea from the United States in 1984 after meeting Zen Master Seung Sahn in 1979 at the Cambridge Zen Center. He received ordination as a bhikkhu in the Chogye Order of Korean Buddhism in 1986. He served Zen Master Seung Sahn as his personal secretary and assistant for fifteen years, during which time he traveled extensively with him. He was also able to experience Zen practice and retreats at various Korean Zen temples such as Su Dok Sa, Shin Won Sa, and Bomo Sa. Zen Master Dae Jin received inka from Zen Master Seung Sahn and the authority to teach Zen as a Ji Do Poep Sa in January 1997. He became a Zen Master in September 2008. Fluent in the Korean language, Zen Master Dae Jin has edited a new Korean translation of the kong-an book, The Whole World is a Single Flower, published in Seoul in May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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