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냐 수구레 점심 같이먹을까?"
톡으로
물으니 " 시간도 빠듯하고 돈도 아껴야지" 라는 답이와서
"돈에 넘 연연 하지말지" 라고 쓰고 있는데
바로 다음문장이 톡으로 온다.
" 돈아껴서 우리 지은이 맛있는거 사줘야지."
ㅎㅎㅎ
우리언니는 나보다 3살이 많은데
참 사랑이 많은 사람이다.
아주 어릴 때 할아버지 할머니와 작은 사택방에서 살 때...
잘 시간이 되면 할아버지는 이불을 깔아 주신다.
4명이서 잠을 자려면 작은 방이 이불로 꽉 찬다.
여름엔 모기장까지 치면 너무나 아늑하고 포근한 공간이 된다.
울 언니는 나를 이불로 둘러 감싸고는 이리 저리 흔들어준다.
넘 재미있다.
학교운동장에 있는 학교 리어카에 언니가 나를 태우고
어디 갈실래요? 물어보면
나는 진주, 부산, 서울을 외치고
그리고나면 언니는 리어카를 끌며 운동장을 달린다.
늠늠 신났다.
내가 국민학교 입학을 했다.
언니는 국민학교 4학년이 되었다.
나는 집에 먼저 와서 언니가 오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린다.
왜냐하면 언니가 빵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당시 국민학교 4학년부터 빵 급식이 나왔다.
옥수수알이 몇알 박혀있는 고소한 맛이 나는 빵인데
시중에는 팔지않는 빵이라 더더욱 맛난 빵이었다.
언니는 점심시간 급식으로 나오는 빵을 먹지않고
나줄려고 가져온다.
어린 나는 언니가 점심을 굶고 빵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알리가 없다.
집현관앞 계단에 쪼그려앉아 언니 오길...
아니 빵이 오길 기다린다.
그리고 언니가 오면 넘 행복했다.
간혹 언니손이 빈손일때가 있다.
그럼 세상이 우울하다.
축쳐져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다음날엔 언니가 꼭 빵을 갖다줬다.
지금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4학년.
그 중요한 발육시기에 점심을 굶은거였다.
지금도 나보다 키가 작은 언니는 그때
점심을 굶어서 이렇게 키가 덜 컸다고 하면서
내탓한다.
반박 못한다.
어떻게 그렇게 했을까?
언니도 배가 많이 고팠을꺼고 빵이 얼마나 먹고싶었을까?
우리 언니는 지금도 나에게 늘 맛있는거 많이 사준다.
흔한 명품 가방 명품 구두 없어도
나에겐 너무나 풍족하게 쓴다.
나에겐 누구보다 부자 같은 언니다.
언니에게는 언제나 사랑 받는 동생이고 싶고
다음생에도 언니가 베푸는 사랑을 받으면서 살고 싶다.^^
언니의 생일이 곧 다가온다.
"언냐 태어나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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