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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빨간 사추기

달빛7 2019. 9. 1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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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벚꽃이 피기 시작 할 무렵부터

얼굴에 조금씩 빨간 홍조가 나타나더니

조그만 좁쌀처럼 올라오다가 곪아터져 상처가 생기고

붉고 울퉁불통 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빨강머리 앤이 아니라 빨간볼 빨간코 달빛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피부과 2군데 가니

여자 폐경기즈음 간혹 나타나는

호르몬 불균형이라고 약을 처방해줍니다.


약을 먹으면 거짓말같이 얼굴의 붉은 꽃이 사라집니다.


아...다 나았구나.

싶어서 약을 끊으면 또 올라오고...

그러면 또 병원가서 약을 타 먹고를 반복했습니다.

알고보니 그 약은 바로 스테로이드였습니다.

염증을 완화시키는....

그러니 근본적으로 얼굴의 붉은 꽃을 사라지게 하는 약은 아니고

임시 방편일수 밖에 없었습니다.







화장으로도 가릴수 없는 빨간볼






그러다가 3달간 미국에 가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

약을 가져가지 않고 있었더니...

얼굴에 붉은 꽃이 정말 짙어져서 얼룩덜룩  엉망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파티도 많아서 와인한잔씩 했더마...

너무나 심해져서 돌이킬수 없을 듯 하여

한국에 연락해서 먹던약을 배송 받아 먹었습니다.

먹으니 좀 나아졌지만.... 약이 떨어지자 더 심해길 반복했습니다.




저녁마다 파뤼... 파뤼엔 와인.





볼빨간 사추기가 되어 미국을 돌아다니니

좋은 일도 있습니다.

동생이 미국 은행 계좌를 열러 가는데 같이 갔습니다.

안내 해주던  잘생긴 앤디라는 동양 젊은이와

직접 계좌를 열어주던 케빈이라는 백인 멋진 중년 남자가 있었는데

두번째 은행을 방문하자 둘다

정작 계좌를 만들었던 동생은 기억하지 못하고

나를 보고는 아주 반갑게 악수를 청하며 인사를 합니다. ㅎㅎㅎ

볼빨간 얼굴로는 어디서 나쁜 짓도 못하겠습니다.

사람들이 기억을 넘 잘 합니다.





한국 왔습니다.

얼굴의 붉은기운이 이젠 코와 턱으로 내려와 거의 전 얼굴을 덮어가고 있습니다.

이나이에 얼굴 뜯어 먹고 살껀 아니지만....

나보다도 가족들과 친구들이 난리였습니다.

나는 내얼굴을 한번씩 거울로만 보지만... 내 가족들은 내 얼굴을 늘 보고 있으니

보기 힘들었는지 자꾸 걱정을 하시고 어떻게 치료하길 원하셨습니다.


그래서 내가 잘 아는 경성대앞 남경한의원을 찾았습니다.

남경한의원에는 내가 너무나 존경하고 좋아하는  최명식 원장님이 계십니다.

원장님은 아파야만 찾는 한의원에 계셔서

별 뵐일이 없었는데.... 갱년기 여드름을 인연으로 다시 뵙게 되었고...

추석즈음이라 추석 인사가 되었습니다.


원장님은

간만에 얼굴을 보시고는 좀 놀라셨습니다.

많이 심하다고 하시면서

피부과와 같은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갱년기 호르몬 불균형이 원인이고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사실... 나는 스트레스가 1도 없습니다.

나처럼 잘 노는 애가 스트레스 있다고 하면 다들 욕할듯.

마음은 스트레스가 없는데.... 몸은 그렇지 않았나 봅니다.


원장님 침을 놓아 주시고 약을 지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틀뒤 다시 오라하셔서 이틀뒤 침맞고

추석을 보냈습니다.

침을 맞고 약을 먹기 시작한지 1주일이 지나 또 침을 맞고

오늘 거울을 보니 붉은 기가 조금씩 진정을 하기 시작합니다.

약을 다 먹은 뒤 어떤 얼굴일까 기대도 되면서 중간 점검 사진을 찍어봅니다.

한달뒤 사진도 함 볼려보겠습니다.^^


치료를 다 마치고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잔 하면서 노블레스 잡지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웃음이 터져서 커피를 뿜었습니다.



빨간 볼이 요즘 최첨단 트렌드였습니다.

모델들 마다 빨간볼 투성이었고...

간혹 포토샵으로 매끈하게 밀어버린 얼굴이 너무 심심해 보였습니다.




역시 내가 유행을 선도 하는구나 싶어서 많이 웃었습니다. ㅎㅎㅎㅎ










명화에도 빨간볼 아줌마... 마리 앙뜨와네뜨 인듯.






소설 설국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 고마코도 추운지방의 빨간볼이 매력적이라고 나오고....


빨간볼이 인기가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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