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씩 서점을 둘러보면서 책 구경하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수많은 세계들을 만날 수 있고...
그래도...아날로그 세대라서
컴터도 좋지만.....
책이 주는 묵직한 무게감과 종이의 바스락거리는 느낌이
참 좋습니다.
오늘은 경성대 교보문고를 들러보았습니다.
아..........
어머님 한분이 또박 또박 글을 적고 계십니다.
따오기...따옥 따옥 따오기....
아..............
넘 글씨가 예쁩니다.
" 어머님....글씨가 넘 예뻐요...."
말씀드리자
환히 웃으시면서 손사레를 치십니다.
그리고 고맙다고 땅콩 알사탕을 하나 주십니다.
달콤하고 고소합니다.
이제 글을 배워보려고 버스타고 멀리 문화센터 가셔서
열심히 배우고 계셨습니다.
오늘 따님을 기다리시면서 배운 글을 복습하고 계셨다고
합니다.
열의, 열정, 설레임....
함께 느껴집니다.
내가 한글을 배웠을 때가 떠오릅니다.
어릴 적 외할머니로 부터 한글을 배웠습니다.
하나 하나 한 글자 한 글자 깨쳐가면서
사물들과 한걸음 더 친해지는 듯 했었습니다.
장독, 강아지, 학교, 오리...
어린 여자아이였던 나는 할머니께
오빠 라는 글자를 가르쳐 달라고 했습니다.
있지도 않은 오빠가 있었으면 했던거 같습니다.
할머니는 오빠는 어려운 글자인데.... 하시면서
천천히 종이에 적어 보여주셨습니다.
잉?
하나도 안어렵네...
ㅂ을 두개 쌍으로 적으면 되구만....^^
또렷이 기억이 납니다. ㅎㅎㅎㅎㅎ
오늘 어머님도 쌍디귿을 공부하고 계셨습니다.
허리띠, 따오기..... ㅎㅎㅎㅎㅎ
어머님. 화이팅. 멋지세요...
말씀 드리고 돌아왔습니다.
오늘...
어머님이 적으신 글을 찬찬히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속상하다.... 기다리다....
공책 맨 위에 어머님의 마음이 적혀있었습니다.
그 동안은
속이 상해도 혼자 삭히셨을 표현을
이제 글을 적으면서 풀고 계셨습니다.
ㅎㅎㅎㅎㅎ
오늘....
그 어머님 덕분에....
다시 글을 배우던 어린시절로 돌아가 봅니다.
그리고....
글을 가르쳐주신 울 할머니가 참 많이 그립습니다.
안녕 가을....
선물같은 하루.....
정말 선물 같은 하루였습니다.^^
한글을 가르쳐 주신 울 할머니랑 함께 한 고딩 달빛.
울 할머니가...참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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