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가족중 드디어 막내
우리집 보물.... 울 남동생 이야기를 떠올려본다.
우리 막내는....
딸만 셋 있던 우리 집안에...
태어난 존재 자체가 온 집안의 기쁨이고 행복이다.
막내가 울 집에 오던 날이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당시 부자였던 큰집에는 포니라는 승용차가 있었고...
울 무서운 친할머니가 포니에서 내리셔서
웃으시면서 포대기에 쌓인 남자 아기를 안고 대문을 들어오셨고....
아버지는 엄마를 부축하면서 집으로 들어오셨다.
넘 쪼고만.... 귀여운 인형같은 아기다.
귀한 아기 덕에 거버 미국 이유식, 미국 아기 분유등... 별별 아기용품들이
있었고...심지어 아기 그네까지...
아기 이유식을 하나씩 뜯어 먹어보기도 했었다.
맛없다...퉤퉤...
가족들의 온 사랑 속에서 아기는 무럭무럭 자랐고....
아니...무럭무럭 자라지는 않았다.
입이 짧고.... 밥을 먹지 않았다.
넘 풍요롭고 넘치는 환경은 아이가 밥을 거부하게 한다. ^^
밥은 먹지 않고... 과자만 먹어대서 성한 이빨 하나 없어
어린 나도 걱정이 되었었다.
그래도 넘넘 귀여웠다.
내가 9살 즈음에 3살짜리 울 남동생이 파란 겨울 잠바를 입고 가는 뒷모습이
넘 귀여워 안아줬다.
그 촉감... 귀여움이 아직도 생생하다.
과자를 먹고 있으면 조그만 손을 내밀고 달라고 한다.
귀엽게 " 주세요." 해보라면 주세요를 한다.
더 귀엽게 해보라면 더 귀엽게 한다.
더 더 귀엽게 요구를 하면...." 이것밖에 없다. " 하며 토라졌다.
엉.....넘 귀여웡.......
온 사랑을 받고 자란 울 남동생은
강아지를 넘 좋아했고... 온 사랑을 쏟았다.
주택에서 살다가 아파트로 이사를 앞두고는
우리집 강아지를 어느 날 버스 6 - 7정거장 넘는 곳에 있는 친척집에
줬었다.
학교를 다녀온 울 남동생은 강아지가 없어진 걸 알고는
사색이 되어 울면서 강아지 찾으러 집을 나섰다.
그 시간.... 울 강아지는 친척집 마당에서 아이 소리만 나면
나가 짖곤 하다가 문이 열린 틈을 타서 집을 뛰쳐나갔다.
우리집과 친척집 사이 오르막이 하나 있었다.
그 오르막에서.....
세상에나...
세상에....
울 동생이랑 강아지가 만나서 얼싸 안고 집으로 데려왔다.
참 신기하다.
동생은 강아지가 어디로 갔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인 초등학교 2,3학년즈음이고....
그 강아지는 찻길을 두개나 건너야 되는 그길을 어찌 건너 울 집을 향해 오고 있었는지.....
결국에는 다시 강아지는 그 집으로 가버렸지만....
울 동생은 강아지 사랑이 참 오래갔다.
울 남동생은 어린시절 할아버지 할머니와 시간을 많이 보냈었다.
울 여동생과 함께...
그런데... 시골 국민학교 사택에서
틈만 나면 아이가 사라지는 것이었다.
온 동네가 난리가 나고 나중에 찾고 보면
혼자 엄청 멀리 걸어가 있었다.
왜 그랬냐고???
어딜 가려고 그랬냐고 물어보면....
" 그냥 길이 있어서 걸었다." 고.....
꼬마 철학자인듯.
손재주가 넘 좋아 조립을 정말 잘했고...
손가락 끝은 독한 본드로 늘 살껍데기가 벗겨져있었다.
그 재주로 지금은 대기업 연구원을 하고 있다.
나오지 않는 본드를 올려다보면서 짜다가 눈두덩이에 본드가
떨어져서 강제로 큰 쌍꺼풀도 생겨보고....
숨바꼭질하다가 오래오래 전 시골 화장실 똥통에도 빠지고....
남자 아이라 역시 우리랑은 장난 스케일도 달랐었고...
할아버지 할머니 가슴을 몇번이나 쓸어내리게도 했었다.
그래도 맑은 아이, 거짓 없는 밝은 아이로 정말 잘 자랐다.
그렇게 귀여운 울 막내에게는 정말
아무것도 바라는게 없다.
아무도 막내에게 뭐 해달라고 하는 것이 없다.
장남으로써의 의무.... 이런것도 없다.
여느 엄마들과는 다르게 자신의 행복은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시는
울 엄마는 울 막내가 결혼한 이후 십여년 동안 4-5회
당일 방문을 하셨고... 단 한밤도 주무시고 온 적도 없다.
그냥 막내가 행복하게 사는 것이 젤 우리가 바라는 것이고....
우리가 바라는대로...
울 막내는 너무나 예쁘고 착한 아내를 만나서
예쁘고 토끼같은 아이를 낳아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오늘도....
내가 행복하면 주위가 행복해진다 를 실천하고 있는 울 동생이다.
똑같은 세상에 태어났지만...
참....
재미있다.
어떤 순서로.... 어떤 축복 속에서 태어났던....
실망 속에서 태어났던....
누구든 모두는 정말 하나하나 똑같이 소중한 생명이고...
서로 풀어가는 방식은 다르지만...
각자의 행복은 각자의 방식대로 만들어간다.
무엇보다도...
주어진 환경에 주어진 조건에 감사하고 살아가는 것이 행복의 길인거 같다.
울 남동생 대딩시절....^^
울 남동생과 나. 형제중 나랑 남동생이 제일 닮았다.... 그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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