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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렸던 나.

달빛7 2019. 9. 19.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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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을 잃어버렸던 글에 이어서....




말 그대로 엄마가

나를 잃어버렸던 적이 있다.


엄마가 막내를 임신하고 있었을때니까

1976년도 정도 되었을 때였다.

역시 나의 기억이 가장 생생한 6살때 이야기이다.


하루는 엄마 따라 거제시장에 갔다.

이것 저것 배부른 엄마는 장을 보셨고....

미꾸라지 파는 통 앞에 나를 놔두시고 뭐 금방 사올테니

잠시만 기다리고 있으라고 하셨다.


미꾸라지를 보고 있는데 엄마가 너무나 안온다.

그래서 엄마를 찾아 나섰다.


장판가게도 지나가고 떡집도 지나가고....

울음이 터지기 시작한다.

엉엉 엄마아.......

콧물도 난다.


그렇게 시장통을 돌아다니고 있으니 어떤 택시기사아저씨가

나에게 왜그러냐고 물어보신다.


엄마 잃어버렸어요....아앙......

아저씨가 물어보니 더 눈물이 난다.


아저씨는 나를 데리고 언덕을 좀 올라 가셨다.

오르막을 살짝 돌아가니 파출소가 나온다.


파출소에 나를 앉혀두고 잠시 뒤 다시 오시더니

빵을 사주셨다.

가운데가 동그랗게 비어 있는 도넛같이 생긴 빵이었다.

비닐을 뜯고 그와중에 맛있게 잘 먹었다.


한참을 앉아있는데도 엄마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 기사 아저씨는 나를 데리고 그 언덕 위로 위로 데리고 가셨다.

엄청 올라간듯하다.

하늘이 예뻤고.... 풍경이 한눈에 다 들어오는

높은 지대 작은 한옥으로 데려 가셨다.

갔더니 어떤 언니랑 아줌마가 나를 맞아주셨다.

언니랑 놀다가 밖에서 바로 들어가는 부엌 문틀이 높이 있었고

그 문틀에 앉아서 대문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한참 대문만 바라보고 있으니

아는 사람이 들어온다.

엄마다....

울 엄마가 엉엉 울면서 대문을 들어섰고 나를 발견하고는

더 우셨다.

나는 그때는 다 울었는지 눈물이 나지 않았고

엄마가 우는 모습을 처음 봐서 좀 신기했다.


그때 그 집은 택시 기사 아저씨댁이었고....

그 큰 언니는 당시 국민학교 2학년이었다.

만약 엄마가 나를 끝까지 못찾았다면.... 그집 딸로 살아갔을까?

고아원으로 보내졌을까??





1976년도도 형제복지원이 활개 치던 시절 아닌가???

큰일 날뻔 했다.


누구나 한번씩 어릴때 잃어버린 기억은 가지고 있을듯.^^







잃어버릴 즈음 사진.^^ 

그때 엄마를 잃어 버렸으면 어떤 삶을 살게 되었을까????






국민학교 3학년때.




국민학교 5학년때.





대학교때.





대학교3학년때.






몇년전에...





3년전에...












지금 볼빨간 나.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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