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라쿠이치국민학교 1,2학년 담임 이또 선생님의 테마리 든 소녀석고상 선물...
한땀 한땀 바느질 하신 아버지의 이또 선생님의 휴지걸이 선물.
얼마 전....
다빈치 출판사 박성식 대표님께 받은
컨트리 다이어리 별책 부록 빈 노트가 있습니다.
어머니께 한권을 드렸더니....
소녀감성 뿜뿜 울 엄마가
뭔가 열심히 적고 계셔서 함 펼쳐 봤습니다.
그랬더니....
한장 한장
아까워 글을 쓰지는 못하고....^^
예쁜 색연필로 어머니를 행복하게 만드는
소소한 소품들을 하나하나 그림으로 그리고 계셨습니다.
첫장은...
역시... 아들과 관련이 있네요.
딸 세명에 마지막으로 낳은 막내....귀한 아들....
아들이 스웨덴 출장 다녀오면서 어머니 선물로 사온
작은 소녀 인형과 말세마리 목각인형.
두번째 장은...
저와 관련이 있네요...
2001년 2월...
당시 뉴욕 살던 저를 보러 오셔서 함께 월드 트레이드 빌딩을
방문했을 때 기념으로 사셨던 인형입니다.
그해 9월 월드트레이드 빌딩이 무너졌을때...
엄마는... 그 인형을 보시고는 참 마음이 아파하셨습니다.
역시 보통의미가 아니네요....
세번째 장은...
남편이신 우리 아버지 관련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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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의 이야기 입니다.......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 즉 저의 친 할아버지는 젊은시절 일본 후쿠오카로 징용을 가셔서
석탄캐는 막장에서 일을 하셨습니다.
그때 결혼을 하셔서 할머니도 함께 가셨습니다.
아버지는 세째 아들로 일본 후쿠오카에서 태어나셨습니다.
그리고 후쿠오카 라쿠이치 국민학교 3학년때 우리나라가 독립을 하여
부산으로 돌아오시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그리신 저 테마리를 든 소녀 석고상과... 휴지걸이는
아버지가 국민학교 1학년 2학년 담임 선생님이셨던 이토 선생님의 선물입니다.^^
1990년도즈음....
아버지는 부산의 한 로타리클럽 회원이셨고...
일본 후쿠오카 한 로타리클럽과 서로 교류를 하셨습니다.
한번은 일본 팀 로타리 회원들이 부산에 방문을 하고 모였을때
어릴 적 국민학교를 일본에서 다닌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자...
일본 회원중 한분이 자세히 물어보셔서 그냥 아는 만큼 이야기를
해드렸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그 회원분이 라쿠이치 국민학교를 찾아가서 이토 선생님의 행방을
찾아 다니셔서 결국 이토 선생님을 찾아내셨습니다.
그리고...
다음번 그분이 부산을 방문하실때 이토 선생님을 모시고 오셨습니다.
어린시절.... 일본인 처녀 선생님이....
하얀 머리 할머니 모습으로 아버지와 부산에서 만났습니다.
그때...
그 선생님이 선물로 테마리를 든 기모노 입은 소녀 석고상과
직접 만드신 휴지걸이를 2개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이토 선생님은 아버지의 형님까지도 기억을 하시고
형님 선물까지 준비를 하신 것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어머니가 준비하신 자개로 만든 보석함을 선물로 이토선생님께 드렸습니다.
그 보석함은 뚜껑을 열면
아리랑 음악이 나오는 오르골 보석함이었습니다.
그리고 한참 시간이 지난 뒤...
집으로 책이 한권이 일본 이토 선생님으로 부터 왔습니다.
그 책에는....
이토 선생님이 아버지와 만난 이야기가 담겨 있었고....
글의 제목이 아리랑 이었습니다.
참 감동입니다.
요즘 우리나라와 일본의 사이가 아름답지 못한 듯 합니다.
예전울 할아버지 세대에는 더욱더 힘든 시절로 징용가셔서 힘든 막장일을
하시고 대우도 받지 못하던.....
그런 시절이었지만...
선생님과 제자의 사이는 시공을 초월하는 마음으로...
그 마음은 한마음이 되었습니다.
오늘...
뜻밖에...
컨트리 다이어리 별책부록 빈 노트가 불러 온 나비효과는
아버지의 국민학교 시절로 돌아가게 했습니다.
다음에 일본 여행을 하면....
우리 외할아버지가 다니셨던.. 오사카 상업고등학교도 방문을 해보고...
우리 친할아버지가 일하셨던 막장도 가보고....
아버지가 다니신 국민학교도 가보고 싶어집니다.
가깝지만 먼나라 일본...
참 많은 감정을 느끼게 하는 나라입니다.
오늘...
어머니의 그림들을 보면서
참..
행복은 소소한 아주 작은 것으로 느낄 수가 있구나...배웠습니다.
아들이.. 출장다녀오면서 사드린 명품가방보다도...
저 작은 소품이 오랫동안 엄마 마음을 행복하게 만들고...
이토 선생님의 한땀 한땀 바느질하신 휴지걸이...
그리고 깨질까봐 겹겹이 싸고 또 포장해서 선물하신 석고상 인형.
그 속에 담긴 큰 마음을 느끼는 것이 큰 행복이라는 걸
오늘 울 엄마 그림에서 다시 느낍니다.
오늘도... 소소한... 아름다운... 행복....사랑 가득한 세상을 느껴봅니다.^^
아버지의 라쿠이치국민학교 1,2학년 담임 이또 선생님의 테마리 든 소녀석고상 선물...
한땀 한땀 바느질 하신 아버지의 이또 선생님의 휴지걸이 선물.
나비효과를 불러 온 컨트리 다이어리 별책부록 빈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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