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칭찬 그리고 감동

달빛7 2019. 9. 19. 13:11
728x90






 




누군가에게 칭찬을 듣는 일은 즐거운일이다.

 

오늘 화창한 날씨에 카페서 커피를 마시면서

내가 들었던 칭찬은 어떤것이 있는지

떠올려봤다.

세가지 칭찬받은 순간이 떠오른다.

 

 

첫번째는

네 다섯살때 봉계국민학교 사택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랑 지낼때였다.

 

하루는 할머니가 빨래를 하시는 동안

옆에서 내 운동화를 조물조물 빨았다.

칫솔에 비누를 뭍혀서 요리저리 문지르고

뒤집어서 바닥에 패인 홈도 칫솔로 문질렀다.

그러자 할머니께서

"아이구 바닥까지 깨끗이 닦네."

하시면서 칭찬을 하셨다.

 

그냥 아무생각없이 흙을 털고 씻어내고 있다가

칭찬을 들으니 얼떨떨하기도하고 흐뭇하기도 했다.

 

 

 

 

두번째는 국민학교 1, 2학년때 이야기다.

부산 우리집에서 엄마가 날 부르시면서

손톱깎기를 갖다 달라고 하셨다.

그래서 그냥 손톱깎기가 있는 화장대 서랍대로 가서

서랍을 열고 손톱깎기를 찾아서 옆에 누워있던

신문지를 같이 엄마에게 갖다드렸다.

그때 엄마는 작은 감동을 받으신듯

날 칭찬하셨고 나는 당연한 일인데

칭찬 받아 얼떨떨하고 흐뭇했다.

 

 

 

세번째는 중학교 2학년때 학교 생활점검때였다.

여중때는 매달마다 대청소를 한번씩 하고

생활검열이란 행사를 하고는 각 반의 점수를 매겨

상을 주곤 했었다.

청소를 다 마치고 이제 곧 1반부터 감독 선생님들의

검열이 시작될 순간이었다.

그런데 맨뒤에 앉아있던 내눈에 저기 먼지더미가 보인다.

그래서 손으로 먼지를 모아서 두리번거리니

쓰레기통도 깨끗이 씻어뒀고 창문도 반질반질 닦여져서

닫혀있다.

그래서 옆에 보이는 화분 흙위에 먼지를 버렸다.

그리고 자리에 앉았는데

갑자기 울 담임선생님이 내머리를 뒤에서 가볍게

치시고는

"이러니 공부를 안하지."하시면서 웃으셨다.

뒤에서 나를 계속 지켜보시다가 화분위에 먼지

버리는 모습을 보시곤 작은 감탄을 하신듯.

그때도 얼떨떨 했지만 흐뭇했다.

 

 

무심코 하는일이 다른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는게

참 재미있다.


나역시

 지금은 다 커버렸지만

나의 작고 어린조카가 준 감동들을 가지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하고 다음날

엄마에게 연필을 두자루 준비해달라고 한다.

엄마가 왜? 물어보자.

"연필 안가져온 친구 주게."

단 한번도 그런생각을 해본적 없는 나에겐 감동이었다.

 

 

그리고 나와 윷놀이를 하던때였다.

내가 일방적으로 이겨버릴듯 하여

조카 말을 잡아야 될 상황에 다른 말을 옮겨서

모른척 넘어갔다.

그리고 계속 윷놀이를 했다.

그러다가 조카가 내말을 잡게 되었다.

그런데 내말을 잡지않고 다른 말을 옮긴다.

아까 내가 한것처럼.

"왜 내 말 안잡아?" 물어보자

조카는

"이모도 아까 내말 살려줬잖아."

ㅎㅎㅎㅎㅎ

따뜻한 감동이었다.

승부와 경쟁의 세계에서 피눈물 없이 이기기위해

편법도 쓰는데 우리 조카는 어쩜이리도

따뜻한 마음을 가졌는지 참 감동이었다.

 

살아가는데 오는 감동은 큰것이 아니라

이런 작은 순간 순간들인거 같다.

 

세월이 흐르니 별 칭찬받은 일도 없고...

뭔가를 해주면 댓가를 바라게 되고

댓가가 없으면 생색이라도 내게되는.....

 

그게 인간인듯.^^